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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론

융의 분석 심리학(집단 무의식과 콤플렉스)

by 신박에듀 2019.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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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에듀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융의 분석심리학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융의 심리학은 '분석 심리학'이라고 불리는데요. 이는 1913년 어느 강연에서 융이 자신의 이론을 분석심리학(Analytical Psychology)이라고 명명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Pshchoanalysis)과 대비되는 개념이었는데요. 프로이트가 ‘개인 무의식’의 규명에 열중했다면, 융은 보편적이고 원초적인 차원의 ’ 집단 무의식‘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먼저 분석심리학을 설명하기에 앞서 '무의식'의 영역과 관련된 심층심리학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심층심리학

  정신(Geist, Psyche)에 관한 서구의 입장은 중세까지 형이상학적 신의 정신(객관정신)이었으나, 르네상스 이후로 형이상학적 의미를 상실하고 인간의 정신(주관 정신)이라는 표현이 심리적 기능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서양 철학의 주류는 객관 정신을 통하여 누리던 우주와의 원초적인 합일과 같은 가치에서 멀어졌다고 보입니다. 정신이 형이상학적 실체라든가 혹은 개인적 정신과 보편적 심성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다든가 하는 주장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된 것입니다.

  20세기 초에는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함으로써 정신탐구의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무의식’이라는 정신 영역을 주장하는 ‘심층심리학’은 ‘정신’은 ‘의식’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온 근대 이후의 서구 정신사적 흐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의식 이외에‘무의식’이라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영역의 실재를 주장하여 정신의 영역을 크게 확장시킨 것입니다. 특히 심층심리학은 ‘무의식’을 주관 정신에 소급할 수 없는 객관 정신의 영역으로 밝혀내어 근대 이후 ‘정신은 의식이다’라는 주관적 관점에서 벗어나 다시 객관 정신을 개인성에 수용할 출발점을 제공하였습니다. 그러나 프로이트에서 탐구된 무의식은 주로 정신 병리적인 현상을 생성하는 영역으로 알려져 제대로 주관 정신과 동등한 객관 정신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주목한 신경증적인 증상은 모두 주관 정신(의식)에 영향을 미치려는 객관 정신(무의식)이 만들어내는 갈등적 특징을 정신 병리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이처럼 프로이트의 무의식은 여전히 의식과 갈등을 일으키는 정신 영역이었습니다.

  프로이트의 뒤를 이은 융은 ‘집단무의식’의 발견자로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집단 무의식’은 개인 인격을 이루는 배경적 기초로서 정의되면서, 점차 ‘무의식’은 의식에 의하여 소외되거나 억압된 내용으로 다루어질 수 없는 정신 영역으로 드러납니다. 융은 연구를 통하여 개인이 ‘집단 무의식’에 힘입어 주관 정신을 넘어 객관 정신의 가치를 수용하고 있다는 경험적 사실을 풍부하게 제공하게 됩니다. 분석심리학적으로 ‘집단 무의식’은 각 개별자들의 개인적 삶에 인간의 보편적 이념의 가치를 부가하는 객관정신의 면모를 모두 가지고 있음을 밝히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심층심리학은 정신 현상의 무의식적 과정을 해명하는 것을 넘어서, 개인의 자아의식이 ‘집단무의식’에 의하여 이루어진 변화의 내용까지 다룰 수 있는 학문적 방법론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 개념은 융에서 자기(Selbst)라는 표현과 분석심리학이 가장 강조하는 ‘개인의 전(全)-인격화(Individuation)’로 드러납니다. 이러한 심층심리학적 작업은 객관 정신을 다시 인간의 정신에 수용하는 내용으로 제안하여 인간을 소우주로 여겼던 고대적 영혼의 관점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2. 집단 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

  융은 무의식과 관련지어 신화학, 민담, 종교 등에서 일어나는 여러 정신의 현상을 살피면서 정신의 일반적인 논의로 나아갔습니다. 전 세계의 종교나 신화에서 보듯이 집단적 표상의 유사함, 심지어 우리가 매일 꾸는 꿈에서도 전형적이라고 할 상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융은 이러한 상들을 전형적인 성질에 의거하여 집단 무의식의 원형(Archetypen)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로서 융은 집단 무의식의 발견자로 알려졌습니다. 융은 신생아의 정신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는 백지상태(tabula rasa)처럼 가정하는 것은 엄청난 잘못이라고 봅니다. 어린이가 유전에 의하여 미리 결정된, 그리고 개별화된 뇌를 가지고 세상에 나오는 한, 그는 밖에서 오는 감각 자극들에 대하여 어떤 막연한 준비상태로서가 아니라, 특수한 준비상태에서 맞이합니다. 이러한 준비상태는 유전된 본능이며, 선험적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신체를 예를 든다면 모든 인종적 차이를 넘어서 거의 공통적인 해부학적 구조로서 인간 종이라는 보편적인 특성을 나타내면서 위에 각기 고유한 개별적 특성이 드러나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정신도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고 태어나는 기본 구조가 되는 구성요소를 갖추고 있음을 상정하는 것입니다. 이를 집단무의식이라고 하는데,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환상뿐 아니라, 신화나 민담에서의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모티브, 각 개인들의 꿈에서 특징적인 형상으로 드러납니다.
  융에 의해 정신의 구조는 의식, 개인무의식 그리고 집단 무의식이라는 세 층위로 나누어집니다. 개인 무의식은 개인사로 소급시켜서 억압된 내용을 의식으로 환기할 수 있는 무의식적 내용입니다. 주로 자아의식의 성장과 더불어 억압에 의해 후차적으로 형성된 영역입니다. 개인 무의식에는 개인의 삶에서 이미 한 번은 의식되었던 것이지만 중요하지 않아서 의식에 도달할 수 없는 무가치한 기억들, 의식하기에는 너무 위협적이거나 해로운 것으로 자아에 의해 억압·억제된 기억, 환상, 소망, 욕구 등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융이 말하는 개인 무의식은 프로이트가 말하는 무의식과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융은 의식되지 않은 인격의 어두운 면을 그림자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융과 프로이트의 무의식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것은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프로이트와 융의 심층심리학>

구분

본능

원형

원리

생물학

심리학

특성

한 종의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생물학적 행동양식

인간으로서 어떻게 생각하고 실현해야 할지에 대한 무의식적으로 세팅된 가이드라인

의식구분

전의식, 무의식

개인무의식, 집단 무의식

무의식에 대한 접근

자아에 의해 억압된 성애적

본능, 무의식의 의식화가 성격발달의 목적

*개인 무의식: 의식화될 수 있음, 자아에 의해 후천적으로 억압된 것

*집단 무의식: 의식화될 수 없음, 태어날 때부터 갖고 태어남, 자아는 집단 무의식에서 분화되고, 통합되어 전 인격화를 이룸

자아

*원초아, 자아, 초자아

*자아, 초자아: 의식, 전의식, 무의식에 있음

*원초아: 무의식에만 있으며, 태어날 때 갖고 태어남

*자아: 2~3세 발달

*초자아: 3~6세 형성

*자아, 페르소나, 아니마, 아니무스, 그림자, 자기

*(자아) 의식: 3~4세 형성, 5~6세 완성, 평생을 걸쳐 집단 무의식으로부터 분화, 통합

의식과 무의식

의식이 무의식을 억압함

무의식이 의식을 끌어줌


  집단 무의식은 개별 의식이 정립되기 전 이미 인간정신의 전제조건 이자, 정신의 실체로서 주어져 있는 것입니다. 융은 무의식은 개인무의식을 쉽게 의식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집단 무의식을 의미합니다. 융의 집단무의식은 프로이트의 무의식과 마찬가지로 본능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융은 집단무의식을 인간으로서의 전형적인 행동을 할 본능과 전형적인 표상을 할 능력으로서 원형으로 나타냅니다. 융에 있어 본능이란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있어서 바탕이 되는 것으로 굳이 성애적 내용을 가진다고 하지 않습니다. 원형은 순수하고 거짓이 없는 본성이며, 인간으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행동하게 하는 본성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 의미를 의식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너무도 무의식적이어서 단 한 번도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정도입니다. 말하자면 개별 인간이 가진 개인적 내용을 인류 집단이 공유할 수 있는 내용으로 고무시키는 원동력이 집단 무의식인 것입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각 개인에게 솟아나는 이념을 인류를 위한 이념으로 바꾸는 원동력이므로, 인간의 본성적, 본능적 집단 무의식의 힘에 의하여 개인 인격의 풍부함을 가지게 된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융은 분석심리학적 작업에 있어 개인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을 철저하게 구분합니다. 개인 무의식은 약간의 심리분석적 작업에 의하여 쉽게 개인의식에 인식되고 수용될 수 있다. 집단 무의식인 원형은 형식적이지만, 일반 충동으로 발현하며 객관 정신으로서의 특징을 가지므로 자아의식의 개별성과 동일시되어서는 안 됩니다.

 

 

3. 콤플레스(Complex)

  심층심리학적으로 한 개인의 인격을 표현하자면, 다중인격적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인격의 내면의 구조는 다양한 콤플렉스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입니다. 내면적으로 끊임없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고, 자아가 무엇을 하는 동안에도 저절로 다른 생각이 떠오르듯이, 수 없이 의식의 활동을 방해하는 내적 요소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위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나’라는 주체의 인격은 단지 일부일 뿐입니다. 무의식의 경험은 결국 ‘콤플렉스’의 경험입니다. 흔히 무의식에 관한 경험이 꿈을 꾸거나 몽롱한 정신상태이어야 가능한 것으로 여기는데, 사실 무의식의 경험은 의식의 활동을 방해하는 자율성을 가진 부분 정신에 의해 매 순간 할 수 있습니다. 각 개인의 내면은 여러 콤플렉스들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콤플렉스야말로 정신의 기본 단위에 해당합니다. 융은 자아도 하나의 콤플렉스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자아가 전체 정신에서 떨어져 나와 독자적인 자신의 영역을 주장하고, 고유한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콤플렉스들의 자율성은 오히려 자아의식과 연계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있음을 의미합니다. 각 콤플렉스는 일종의 독립된 인격체의 특성을 갖습니다. 자아만이 의식을 갖고 인격을 대표하게 됩니다. 나머지 콤플렉스들은 자아의식과 연결되어야 자신의 특성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한 개인의 정신의 특성이나 내용은 콤플렉스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매 순간의 정신활동 및 특성은 자아 콤플렉스와 다른 콤플렉스의 관계들로 드러납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에게 ‘모성 콤플렉스가 있다’고 표현하는데, 이는 자아가 모성 콤플렉스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때 흔히들 외부의 어머니와의 관계로 이해하는데, 심층심리학적으로는 내면의 모성 상 즉 모성 콤플렉스가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융은 부모상, 즉 부모 콤플렉스(모성 콤플렉스 혹은 부성 콤플렉스)의 형성은 생후 1년경에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부모상은 가장 오래된, 가장 거론이 많이 되는 콤플렉스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콤플렉스는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요? 하나의 콤플렉스가 형성되는 데에는 무엇보다 우리 내부에 선험적인 조건이 이미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어떤 자극이 외부에서 주어지면, 그것에 반응하도록 내적으로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융은 이렇게 준비되어져 있는 상태를 집단 무의식의 ‘원형’이라고 불렀습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할지의 선험적 조건을 갖추고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콤플렉스의 정의는 ‘감정이 강조된 내용’ 혹은 ‘심적 요소의 군집’입니다. 다시 말하면 외부의 자극이 주어지면 그에 상응하는 원형이 작동되어 콤플렉스를 형성하도록 기초를 마련합니다. 예를 들면 어머니가 양육자로서 돌보는 행위를 하면, 아이의 내부에서 모성 원형이 작동하여 마침내 모성 콤플렉스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콤플렉스는 원형에 기초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콤플렉스의 중심에는 강력한 정동성(affect)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서나 정동성이 콤플렉스를 작용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강한 정서나 정동은 자아로 하여금 의식적 통제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합니다. 이는 본능이 작용하는 것과 같아서 자아의식은 제외됩니다. 종종 우리는 스스로 ‘내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고백합니다. 흔히 ‘내 콤플렉스 건드리지 마라’고 하는 이유는 열등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심적 상태에 이르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입니다.
  이상에서 보듯이 콤플렉스는 무의식적 정신의 경험적 실체로서 한 개인의 실제적인 정신적 내용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이 콤플렉스를 구성하는 데에는 외부에서 제공된 사실뿐 아니라, 내부에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선험적 조건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선험적 조건을 환기하기 위해 외부의 자극이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의미에서 콤플렉스를 외부에서 주어진 내용만으로 이루어졌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모성상, 모성 콤플렉스에 관하여 논의하면, 모성상을 각자 떠올릴 때 그 심상은 부분적으로만 각 개인이 경험한 어머니 심상에 대해 개인적 경험을 넘어선 모성 상의 특질이 드러납니다. 꿈에 등장하는 모성상은 개인의 어머니의 모습도 있지만, 종 종 신화 속에서나 나타날 심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비개인적 특성의 어머니 형상의 출현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우리는 아동기 내내 우리 내부에 있는 콤플렉스인 부모상을 외부의 부모에게 투사합니다. 그래서 실제의 부모와 다른 모습으로 기억하거나 근친상간적 관계에 이르기도 합니다. 아동기일수록 개인적 내용보다는 원형적 내용이 더 많고, 성인기에 이를수록 개인적인 내용으로 더 많이 채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이 아니며, 보상적 특성에 의해서 원형적 내용이 언제든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콤플렉스는 증상을 만드는 주범이다. 이는 무의식적 정신의 일방적 방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아의식의 태도에 대한 상대적인 반응적 태도에 기인하는 것이므로, 오히려 자아의식의 일방성이 문제가 되어 ‘노이로제’와 같은 증상이 생겨납니다. 콤플렉스는 왜곡된 태도를 가진 자아의식을 조정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무의식의 ‘보상적 기능'이라고 합니다.

 

 

※ 참고문헌: 노안영, 강영신(2018). 성격심리학.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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