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듀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기존의 남성주의적 심리 이론에 대한 비판적 관점에서 시작된 호나이의 신경증적 성격이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호나이는 “신경증은 우리 문화의 의붓자식이다”라고 지적하면서 개인의 성격에 미치는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아들러처럼 성격형성에 미치는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생물학적인 본능 이론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프로이트의 관점에서 이탈하여 여성으로서 자신의 경험과 개인의 성격 형성에 사회적, 문화적 영향력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론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녀의 주요 개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본적 불안
호나이는 사회적 힘에 의해 창조되는 불안을 우리가 처리해야 하는 기본적 인간조건이라고 하였습니다. 개인이 맺는 관계의 불안전감에서 비롯되는 기본적 불안(basic anxiety)은 호나이의 기본적 개념으로 신경증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호나이는 기본적 불안을 “적대적 세계에서 자신도 모르게 증가하는 모든 측면에 파고드는 무력감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적대적 환경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자존감 및 신뢰를 발달시킬 능력이 위협됨을 느끼며, 아이들은 환경자체를 자신의 발달과 내적 소망에 대한 위협으로 느낍니다.
호나이는 아이로부터 불완전을 야기할 수 있는 환경 내의 부정적 요인을 ‘기본적 악(basic evil)’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부정적 조건은 지배, 고립, 과보호, 적의, 무관심, 일관되지 않은 행동, 무시, 부모 불화, 돌봄과 지도의 결여, 격려와 애정이 결여일 수 있습니다. 아이는 전체로서 환경을 비현실적이며, 위험하며, 부당하며, 위협적으로 지각하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가. 호나이의 자아보호기제
아동기에 아이는 네 가지 방식, 즉 애정과 사랑 확보, 복종, 힘 성취, 철회로 기본적 불안에 대해 자신을 보호하려고 시도하게 됩니다. 이러한 네 가지 자아 보호 기제가 갖는 유일한 목적은 기본적 불안에 대해 방어하는 것입니다. 개인은 기제를 통해 행복이나 쾌락을 추구하기보다 안전과 만족을 추구합니다. 이러한 기제는 안녕의 추구가 아니라 고통에 대한 방어이며, 각기 그것의 힘과 강도에 따라 작동합니다.
호나이는 자아보호 기제가 성적 혹은 생리적 욕구보다 강력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개인은 이러한 기제를 통해 자신의 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지만 보통 부정적인 성격을 발달시키게 됩니다.
나. 애정과 사랑 확보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하면, 당신은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If you love me, you’ll not hurt me)’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애정과 사랑을 확보하기 위해 타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려고 노력하거나,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부하려고 노력하거나, 바라는 애정을 제공하도록 타인을 위협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 복종
‘만약 내가 당신에게 복종하면, 당신은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If I give in, I won’t be hurt)라고 생각하며, 위협적인 사회적 환경에서 그에게 영향을 미치는 누군가의 소망에 순응합니다. 복종적인 아이들은 타인에게 반감을 사는 행위를 피합니다. 또한 이들은 학대하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그가 받았던 학대에 반해 자신을 방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복종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자신을 이기적이지 않고 희생적이라고 믿습니다.
라. 힘 성취
‘만약 내가 힘을 가지면, 누구나 나를 해칠 수 없다(If I have power, no one can hurt me)’라고 생각하며, 타인을 능가하는 ‘힘 성취(attaining power)’, 즉 성공, 우월성 확보를 통해 개인은 자신의 무력감을 보상하고 안전을 취할 수 있습니다. 호나이 자신은 기본적 불안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힘 성취를 위해 아동기에 학업에 열중하였습니다.
마. 철회
기본적 불안에 대해 자신을 보호하는 마지막 방법이 철회(withdrawal)입니다.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는 사람은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타인들과 관계를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개인은 자신의 욕구 만족을 위해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이 되려고 시도합니다.
2. 신경증 욕구
호나이는 개인이 사용하는 어떤 자아 보호 기제는 지속적인 성격의 부분이 되어 개인의 행동을 결정하는 추동 혹은 욕구의 특성을 갖게 된다고 믿었습니다. 호나이는 이렇게 개인이 안전을 얻기 위해 기본적 불안을 처리하는 데 사용하는 방어적 태도를 신경증 욕구(neurotic needs)라 보았습니다. 그녀는 열 가지 욕구를 가정하였으며, 이러한 욕구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비합리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신경증 욕구라 불렀습니다.
즉 신경증을 가진 사람에게 있어 이러한 욕구는 너무 강렬하거나, 너무 비현실적으로, 너무 무분별하게, 그리고 너무 불안이 내재되어 나타납니다. 호나이가 제안한 열 가지 신경증 욕구는 애정(affection)과 인정(approval) 욕구, 지배적 파트너(a dominant partner) 욕구, 힘(power) 욕구, 착취 욕구(exploitation), 특권(prestige)에 대한 욕구, 존경(admiration)에 대한 욕구, 성취(achievement) 혹은 야망(ambition) 욕구, 자아 충족(self-sufficiency) 욕구, 완전(perfection) 욕구, 생의 편협한 제한(narrow limits to life) 욕구입니다.
가. 신경증
신경증이란 심리적 내적인 갈등이 있거나 외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다루는 과정에서 무리가 생겨 심리적 긴장이나 증상이 일어나는 인격변화를 말합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노이로제’라는 용어로 흔히 사용되며 이는 현재 이상심리학에서 학술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는 아니지만 과거 정신장애를 분류하던 전통방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인간의 이상행동은 전통적으로 신경증(neurosis)과 정신증(psychosis)으로 크게 구분되어 왔으며 이 두 가지의 차이점을 살펴보는 것으로 신경증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신경증은 현실적 판단력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현실 적응에 여러 가지 주관적인 불편함을 나타내는 심리적인 장애를 뜻합니다. 신경증을 지닌 사람들은 사회적 적응에 어려움을 지니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미약하여 직업이나 학업을 지속할 수가 있습니다.
반면, 정신증은 부적응의 정도가 매우 심각한 심리적 장애를 뜻하며 환각이나 망상과 같은 현실 왜곡적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이들은 현실적 판단력에 현저한 장애가 있기 때문에 직업이나 학업과 같은 사회적 적응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정신증의 대표적인 장애가 정신분열증입니다.
나. 애정과 인정 욕구
일반적인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하지만 신경증을 가진 사람은 상대에 대한 고려 없이 애정과 인정을 위한 무분별한 강한 욕구를 보입니다. 이런 사람은 타인의 비판이나 관심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건전한 관계를 형성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경우 인간관계에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관계 형성이 힘듭니다.
예를 들면, 이런 사람은 누군가가 사소한 문제에 대해 그에게 인정하지 않으면 관계를 끊어 버릴 수 있으며, 자신의 소망이나 요청하는 것을 억제하며, 타인의 요구에 거절하지도 못합니다.
다. 지배적 파트너 욕구
신경증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타인에게 매우 의존적입니다. 지배적 파트너를 찾는 사람은 파트너의 자비, 사랑, 우정이 없으면 고독과 부적절한 감정을 느낍니다. 지배적인 파트너를 추구하는 신경증적 욕구를 가진 사람은 너무 의존적이기 때문에 상호적인 배려, 공유, 사랑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없습니다.
라. 힘 욕구
신경증적 힘 욕구를 추구하는 사람은 자신의 불안, 약함, 열등감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추구합니다. 즉 신경증적으로 힘 욕구를 추구함으로써 자신의 기본적 불안의 핵심 요소인 무력감을 보호하려고 시도합니다.
마. 착취 욕구
착취적인 신경증 환자들은 자신의 안전감을 위하여 다른 사람을 착취할 필요를 느끼는 적대적이며 의심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나 직업 혹은 파트너까지 빼앗으면서 불안전감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항시 자신들에게 유리한 일을 해주기를 기대하며 좋지 못한 일이 생기면 타인을 비난하며, 타인을 착취하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는 타인들이 자신들을 속이거나 착취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관련됩니다.
바. 특권에 대한 욕구
건강한 사람은 자신이 이룩한 성취로 인해 인정받고 유명해지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모든 에너지를 인정과 특권을 얻기 위해 쏟아붓지는 않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타인에 의해 존경받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 몰입합니다. 이들은 모든 것을 어느 정도 특권을 부여할 수 있는가에 따라 평가합니다. 이들의 주된 두려움은 지위의 상실입니다.
사. 존경에 대한 욕구
신경증 환자는 자기혐오와 자기 경멸로 가득 차 있으며 이러한 고통스러운 감정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상화된 자아를 창조합니다. 비현실적인 자아상은 무의식적 수준에서 작용하며 그 사람의 이전 경험이나 성격구조에 따라 다양해집니다. 사회적인 지위나 물질적인 소유물보다 자신들의 이상적 자아가 얼마나 존경받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성인(saint)이나 천재로 여겨지는 것을 뜻합니다.
아. 성취 혹은 야망 욕구
너무 많은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욕구로 이러한 경우 각각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에 따라 에너지가 분산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실패와 실망으로 이어집니다. 이들에게는 성공이 최고의 가치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이들이 큰 성공을 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짓밟음으로써 우월감을 얻습니다.
자. 자아 충족 욕구
신경증 환자는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기 자신을 고립시켜 정서적인 거리를 둠으로써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는 환상을 유지시켜나갑니다. 타인과 거리를 둠으로써 타인과의 경쟁과 비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때문에 환상이 깨질 염려는 없습니다.
차. 완전 욕구
호나이는 완전에 대한 욕구가 전형적으로 아동기 초기에 시작된다고 믿었습니다. 완전 욕구를 추구하는 신경증 환자의 부모는 독선적이며 권위적이었습니다. 이러한 부모는 과도한 기준을 설정하여 요구하는데 비현실적인 기준을 자녀가 충족시키지 못할 때에는 비난하거나 비웃곤 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공정하고 올바르며 책임감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흠이 있거나 단점이 있다는 기미만 보여도 매우 민감해집니다.
카. 생의 편협한 제한 욕구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지 않고 비웃을까봐 자신의 소망을 표현하기를 꺼립니다. 잔치나 운동경기같이 자발성이나 개방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이러한 상황을 피하려고 합니다. 교사나 사업가 같은 직업을 가지려 하지 않으며, 단조롭고 정돈된 삶 속에 안주하려고 합니다.
3. 신경증 경향성
신경증 경향성은 신경증 욕구에 따라 강박적으로 나타나는 태도와 행동입니다. 이러한 경향성은 모든 상황에서 변별 없이 나타납니다. 호나이는 그녀가 제안한 욕구와 관련하여 세 가지 신경증 경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첫째는 ‘타인을 향해 움직이기(movement toward other people)’로서 순응형 성격이며, 둘째는 ‘타인에 반해 움직이기(movement against other people)’로서 공격성 성격을 가리킵니다. 셋째는 ‘타인으로부터 멀어지기(’movement away from other people), 즉 고립형 성격입니다.
가. 순응형 성격(타인을 향해 움직이기)
순응형 성격은 타인에게 향하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하는 태도와 행동을 보입니다. 애정과 인정에 대한 강하고 지속적인 욕구를 지닙니다. 이 유형은 사랑받고자 하고 보호받고자 하며, 거의 모든 사람에게 이러한 욕구를 표현합니다. 이 유형의 사람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타인, 특히 배우자를 조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타인의 관심과 애정을 유발할 수 있는 방식을 잘 알고 행동합니다. 다른 사람과 교류할 때에도 이들은 타인의 욕구를 항상 자신의 욕구보다 먼저 앞세웁니다. 애정, 인정, 그리고 사랑을 얻기 위해 상황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려고 합니다.
호나이는 이 유형의 사람들은 항상 “저를 보세요, 저는 당신이 보호해 주고 사랑해 주어야만 하는 연약하고 무기력한 사람이랍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하였습니다. 자신들의 안전이 자신을 대하는 타인의 태도나 행동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과도하게 의존적이며, 타인의 인정과 확신을 끊임없이 확인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호나이는 이러한 행동의 원천을 억압된 적대감으로 보았습니다. 순응형의 사람들은 억압된 뿌리 깊은 반항심과 복수심을 지니고 있어서 바깥으로 드러나는 행동과 태도와는 상반되게 타인을 통제하고, 착취하고, 조종하려는 욕구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 공격형 성격(타인에 반해 움직이기)
이 유형의 사람들은 타인에 반하는 행동을 합니다. 이들에게 있어 타인은 모두 적대적입니다. 오로지 적자생존의 원칙만이 있으며, 삶이란 정글과 같아서 우월함, 강함, 사나움 등만이 최고의 가치입니다. 이들의 동기(기본적 불안을 완화시키는 것)는 순응형과 같지만 이들은 타인을 고려하지 않고 거칠고 지배적인 방식으로 행동합니다.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음으로써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만족을 얻습니다.
공격형의 사람은 타인을 능가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익으로 타인을 평가합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므로 실제로 직업적인 성공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비록 자신들의 능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자신들을 주장하고 변호하는 데 있어서 거침이 없다고 하더라도, 순응형과 마찬가지로 불안전, 불안, 그리고 적대감이 행동의 원천입니다.
다. 고립형 성격(타인으로부터 멀어지기)
타인과의 사랑, 증오, 혹은 협동심도 없으며, 어떤 식으로든 타인과 연관되지 않으려 합니다. 이들은 독립심에 대한 욕구 때문에 자신들에게 영향을 끼치려 하거나, 강요하려 하거나, 규제하려고 하는 것들에 예민해집니다.
고립형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우월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지만 공격형 성격의 우월감과는 다릅니다. 우월해지기 위해 타인들과 경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므로(경쟁도 어떻게 보면 타인과 연관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우월감은 자신들이 비길 바 없이 독특하고, 남다르며, 초연하다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고립형 성격의 소유자에게 있어 친밀감은 갈등의 원인이 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이들은 감정에 많은 제한을 두기 때문에 이성, 논리, 그리고 지능 등에 더 많은 강조를 둡니다.
호나이의 세 가지 성격유형은 아들러가 제시한 성격유형과 비슷합니다. 호나이의 순응형은 아들러의 기생형과 유사하며, 공격형은 지배형과 비슷하며, 고립형은 회피형과 비슷합니다. 이 또한 아들러가 후대의 심리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하나의 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호나이의 신경증 욕구와 신경증 경향성>
호나이의 신경증 욕구 |
호나이의 신경증 경향 |
애정과 인정 욕구 지배적 파트너 욕구 |
타인을 향해 움직이기(순응형 성격) |
힘 욕구 착취 욕구 특권에 대한 욕구 존경에 대한 욕구 성취 혹은 야망 욕구 |
타인에 반해 움직이기(공격형 성격) |
자아 충족 욕구 완전 욕구 생의 편협한 제한 욕구 |
타인으로부터 멀어지기(고립형 성격) |
4. 자아의 구분
성격의 역사에서 보면 호나이는 자아에 관한 개념을 처음으로 정립하여 자아존중감(self-esteem)이라는 용어와 자아 심리학(ego psychology)의 형성에 영향을 준 인물입니다. 호나이는 자아를 크게 주관적 현실 자아(real self), 객관적 실제 자아(actual self), 이상적 자아(idealized self)로 구분하였다. 특히 이상적 자아와 관련하여 부적응적인 성격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가. 주관적 현실 자아
아동의 ‘현실적 자아’는 사랑받지 못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내부에 억압된 부모에 대한 적대감은 자신에게로 향하게 되어 자신은 사랑스럽지 못하고 무가치하다는 확고부동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이때의 ‘현실 자아’는 전혀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아동이 자신에 대해 갖는 상(image)은 타인에 의한 그릇된 평가에 근거합니다. 아동의 ‘현실 자아’가 이처럼 부정적일 때, ‘혐오적 자아(despised self)’가 됩니다. 아동은 적대적인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필요한 사랑과 인정을 얻기 이해 이 같은 자신의 혐오적 자아상을 반드시 되어야 하는 이상적 자아로 재구조화하기 시작합니다.
본래 ‘현실 자아’는 아동의 무력감을 부모가 강화시킴으로써 형성되는 손상된 자아상(damaged self-image)을 가리켰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호나이는 존재의 중심 혹은 핵심을 가리키는 말로 ‘현실 자아’를 사용하였습니다. 부모에 의해 상처를 받아 손상된 자아상인 현실 자아가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현실 자아의 목표는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것인데, 이는 자신만의 가치와 삶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호나이는 ‘현실 자아’를 ‘가능한 자아(possible self)’를 가리키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가능한 자아’는 현실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자아를 의미합니다.
나. 객관적 실제 자아
넓은 의미로, 현실 자아는 자신에 대한 지각의 산물이며, 자신이 누군가에 대한 자신 스스로의 해석입니다. 현실 자아와는 구별되게, 호나이는 타인에 의해 관찰된 그 사람에 대한 객관적 총합을 가리켜 ‘실제 자아(actual self)’라고 하였습니다. ‘실제 자아’는 자신의 지각 내용과는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의’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인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다. 이상적 자아
이상적 자아는 ‘자신이 되어야만 하는 자아(self what we should be)’를 가리킵니다. 이상적 자아는 잠재력을 개발하고 자아실현을 성취하도록 돕는 모델의 역할을 합니다. 자아실현을 도모하기 위해 이상적 자아를 형성하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특징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에게는 이상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가 대체로 일치합니다. 왜냐하면 이상적 자아가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에 근거하여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신경증 환자에게는 현실 자아와 이상적 자아의 괴리가 심하거나 분리되어 있습니다.
1) 이상적 자아상
정상적인 사람에 있어 자아상(self-image)은 자신의 능력, 잠재력, 약점, 목표, 타인과의 관계 등에 관한 현실의 평가에 근거하여 형성됩니다. 그러나 신경증을 가진 사람에 있어 자아상은 유연성이 없고, 비현실적 자아 평가에 근거하여 나타납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자아 이상화(self-idealization)는 자만 체계(pride system)를 형성하게 됩니다. 자만 체계를 형성하는 구성요소로는 신경증적 자만(neurotic pride), 신경증적 주장(neurotic claims), 당위성의 횡포(the tyranny of the shoulds), 자아 증오(self-hate)등입니다. 신경증적 자만은 심적인 자신감과 자아 존중감을 형성하기 위한 이상적 자아의 요건인 자부심이 대체된 것입니다. 자부심에 위협이 되는 것들은 불안과 적대감을 유발합니다. 이러한 자만심을 바탕으로 과장된 자아에 걸맞은 대접을 요구하면서 세상에 대해 신경증적 주장을 내세웁니다. 이상적 자아는 자만심과 주장뿐 아니라 당위성의 횡포를 야기합니다. 당위의 가능성은 과장된 자아의 모습이 ‘당위적’ 자아의 모습과 일치하지 않을 때 이상적 자아가 느끼는 분노입니다.
호나이는 자아 증오가 “인류의 가장 큰 비극이며, 무한한 절대를 추구하는 인간은 먼저 자신을 파괴하며, 영광을 약속하는 악마와 계약을 맺자마자, 인간은 자아 내부에 있는 지옥으로 떨어지게 된다”라고 말하였습니다.
2) 당위성의 횡포
호나이는 신경증 환자가 자신이 반드시 되어야만 하거나 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것들을 ‘당위성의 횡포’라고 불렀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특성상 비타협적이어서 이상적 자아상을 만드는 성격의 왜곡 과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상화된 자아상은 이상적 자아로 변화되고, 마치 진짜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증 환자는 다다를 수 없는 이상을 향해 노력하고자 매진하는데, 호나이는 이를 ‘영광의 추구(search for glory)’라고 불렀습니다.
5. 여성심리학
여성심리학(feminine psychology)에 대한 호나이의 관심은 프로이트의 리비도 이론과는 상반되는 임상적 관찰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프로이트는 남근 선망이 여성의 발달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호나이는 남성과 여성 모두 오이디푸스적인 상황을 대처하기 위한 노력으로 환상을 발달시킨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인류학 여러 분야의 여러 연구와 임상적 사례들을 통해 많은 남성이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여성의 능력에 질투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는 이러한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호나이는 이러한 현상을 자궁 선망(womb envy)이라고 불렀습니다.
호나이는 성적인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본질은 생물학적인 창조 능력에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여성에게만 있기 때문에 남성은 여성을 매우 시기하며, 이러한 시기는 공개적인 형태가 아닌 월경과 출산 등과 관련된 금기, 여성의 성취를 폄하하는 것,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 것 등의 형태로 표출된다고 보았습니다. 호나이는 남성과 여성 모두 창조적이며 생산적이고자 하는 충동이 있음을 주장하였습니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통해 자연스럽고 내부적으로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직장이나 기타 창의적인 분야에서 성공하는 남성은 아이를 출산할 수 없는 자신의 능력을 보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여성의 열등감은 본래적인 것이 아니라 습득된 것이라고 호나이는 주장하였습니다. 가부장적인 사회 속에서 여성의 개성을 펼쳐 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여성들은 자신의 여성성을 억제하여 성적으로 냉랭한 사람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성들은 자신이 남자이길 바란다고 합니다. 이러한 ‘여성스러움의 탈출(flight from womanhood)’현상은 본능적인 발달이 아니라 사회와 문화적인 불이익을 경험한 것으로부터 기인합니다.
호나이는 남성에게만 치우쳐 적용되는 이론들에 반하여, 여성의 정체성을 여성의 입장에서 정립하고자 노력하였다는 측면에서 인간 행동의 보다 포괄적인 스펙트럼을 제공한 정신 분석자였습니다.
참고문헌: 권석만(2013). 현대 이상 심리학. 학지사.
노안영, 강영신(2018). 성격심리학.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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