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듀몬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전환학습이론의 개념과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전환학습에 있어서 관점의 전환과 자기 성찰 활동이 갖는 의미에 대해 탐색해 보겠습니다.
1. 전환학습에서의 관점의 전환
전환학습에서의 학습은 의미 만들기(meaning making)의 과정으로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참조체계에 의해서 초점이나 형태나 범위가 형성되고 한정됩니다. 참조체계는 “의미 관점(meaning perspective)”이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정과 기대의 구조로써 그것을 통하여 우리는 감각의 인상을 걸러냅니다. 이러한 의미 관점은 인지적, 정서적, 능동적 차원을 포함합니다. 참조체계는 경험을 해석하는 방법들의 결과로 인한 것이며, 종종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 속에서 의도치 않게 동화되어 학습하게 되는 문화적 패러다임이나 주된 양육자의 특성으로부터 비롯된 개인적 관점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또한 의도적으로든 우연적으로든 학습하게 된 철학적,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지향점이나 이론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전환학습에서 의미하는 참조체계는 대인관계 성향, 정치적 지향성, 문화적 편견, 이데올로기, 정형화된 태도와 실행, 직업적 습관, 종교적 독트린, 윤리 도덕적 기준, 심리적 선호도와 스키마(schema), 과학과 수학의 패러다임, 언어학과 사회과학의 프레임, 그리고 미적 가치와 기준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참조 체계는 심적 성향(habit of mind)과 그로 인해 형성되는 관점으로 구성되며, 심적 성향은 경험의 의미를 해석하는 필터로써 작용하는 마음의 경향이자 가정이며, 사회 언어적, 도덕 윤리적, 인식론적, 철학적, 심리학적, 심미적인 것을 포함합니다. 심적 성향은 관점으로 표현되며, 관점은 즉각적인 반응으로 드러나는 특정한 기대, 신념, 느낌, 태도, 판단과 같은 의미 체계의 집합체로 구성되고, 일반적으로 인식의 외부에서 작동됩니다. 의미 구조는 의미 관점과 의미 체계의 두 차원으로 다시 정리해볼 수 있으며, 의미 관점은 우리의 가정이나 기대의 지평을 결정하는 심리 문화적 가정에서 비롯되는 보다 광범위한 경향이고, 의미 체계는 좀 더 좁고 명확한 영역으로써 어떤 특정한 해석을 형성하는 개념, 신념, 판단, 느낌 등과 같이 우리의 의미 관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의미구조는 성찰을 통해 전환되며, 성찰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념의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뜻합니다. 기존의 낡은 사고방식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거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 더 이상 잘 작동하지 않을 때, 신념의 기반이 되는 가정을 돌아보게 되며, 성찰을 위한 촉매로서 작용하는 혼란스러운 딜레마와 직면하게 됩니다. 성찰은 어린 시절에 사회문화적으로 자연스레 동화되어 획득된 신념이 성인이 되어서도 기능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가정에 대해 스스로 비평해보는 것을 포함합니다. 대부분의 성찰은 혼란스러운 딜레마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맥락 안에서 일어나며, 문제의 내용, 문제 해결의 과정 또는 문제의 전제에 대해 성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환의 계기에 대해 Mezirow(1994)의 초기 이론에서는 이혼, 사별, 직업 상실 등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이 관점의 전환을 야기하는 ‘혼란스러운 딜레마’로 주로 다루어졌으나, 점차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를 통해 극적인 사건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경험, 날카로운 질문,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 등을 통한 점진적인 전환도 이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박경호, 2006; 2009; Cranton, 2002; Dirkx, 1997; Taylor, 2007; 2008; Ukpokodu, 2009).
따라서 전환학습은 학습과정에서 겪는 예상치 못한 질문과 같은 일반적인 일, 혹은 직업의 상실과 같은 충격적인 일 등과 같은 사건을 통해 개인이 제한되고 왜곡된 견해를 가지고 있음을 스스로 자각하고, 비판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점검하고, 대안에 스스로를 개방하고, 관점을 전환하며 일어나는 것으로, 심적 성향이나 참조체계의 전환은 자 신의 가정이나 신념에 질문을 던지는 의미 있거나 극적인 사건을 통해 일어나기도 하고(Mezirow, 2000), 점진적인 과정을 통해 우리가 사물을 보는 방식이 점차적으로 변화되기도 합니다.
2. 전환학습에서의 자기 성찰 활동
자기 성찰 활동이 없다면 인식하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부분이 성찰이라는 인지적 활동을 통해 지나간 경험을 되돌아보고 검토하여 현재의 상황에 대한 통찰력, 또는 미래의 경험에 대해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실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줄 수 있습니다. 자기 성찰 활동은 이전의 경험을 다시 기억해보고 재검토해보는 수단이 되어, 이전에 경험했던 것이나 이전 활동을 통해 배운 것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거나 인식하게 하며,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해와 시각을 추가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이러한 자기성찰 활동의 결과를 통해 전환적 학습에서 비롯된 이론적, 지식적인 이해는 실천적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는 수준으로 나아가게 되며, 체험적 학습활동에 대한 적극적 참여와 이런 활동에 대한 성찰적 관찰과 사고는 자기 성찰활동의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전환학습에 있어 비판적 성찰은 필수적입니다. Brookfield(2000)는 비판적 성찰은 전환학습에 있어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하면서, 비판적 성찰 없이 전환 학습은 불가능하나, 관점이나 심적 성향의 변화 없이도 비판적 성찰이 일어날 수는 있다고 하였습니다. Mezirow(1994, 2000)가 전환학습이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명료하게 주장해온 것은 전환이란 관점, 참조체계, 개인의 패러다임, 심적 성향의 전환을 의미하고, 그 결과로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Brookfield(2000)는 생각의 전제로 깔려있는 가정이나 관점에 대해 근본적으로 질문을 제기하고 생각과 행동방식의 재정리가 일어날 때에만 학습 행위가 전환적이라고 불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비판적 자기 성찰이란 자신의 생각의 밑바탕이나 구조가 크게는 정치•경제•문화 등 사회의 상황과 맥락, 또는 힘(권력)에 어떻게 영향을 받아 왜곡이나 편견이 발생되었는지를 비판적으로 되짚어보며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며, 작게는 자기 자신에 대해 세밀히 점검해 보면서 개개인이 겪은 과거의 경험들이 가진 상징적 의미들이 어떻게 자신의 의식을 형성해왔는지 인식해 나가는 과정으로, 결국 자신을 내외부로부터 비판적으로 점검해보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관점이 어떠한 영향으로 형성되었고 자신의 태도와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스스로 발견하고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자기 자신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단순히 생각의 구조만을 점검해보는 차원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이 개인적•사회적인 태도와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전체적으로 비판적으로 점검을 해보는 과정이며, 따라서 비판적 자기 성찰을 통한 진정한 전환학습은 사회적 행동으로 결과가 이어집니다. 이는 사회의 문제적 현실이나 상황을 자각하고 그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전략적인 인식을 키우는 것으로 이어지며, 나아가 사회의 변화를 위해 행동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자신감과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비판적 자기 성찰을 통한 생각의 전환이 행동적 실천의 변화로 이어지는 전환학습의 사례는 다문화사회에서 발생되는 편견과 불평등의 문제를 다루는 다문화교육을 전환학습이론에 기반하여 실행한 교육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환학습이론에 기반한 성찰적인 다문화교육을 연구하고 실행한 Ukpokodu(2009)는 비판적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경험적 학습활동에 학생들이 몰입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학생들의 전환학습을 촉진하는데 매우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고 하였습니다. 학습자들에게 비판적인 질문을 던져 응답하도록 학습자들을 도전하는 것은 비판적 자기 성찰에 있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치밀하게 설계된 문화적 활동, 게임, 비판적 텍스트 읽기 등의 교수-학습활동에 학습자들이 참여하고 활동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는 것은 학습자들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신과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타인에 대한 가정이나 고정관념에 대해 자각하고 관점을 전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자기 성찰적 사고나 활동에 대한 논의를 구성주의적 학습이론으로 구체화한 것으로 Kolb(1984)의 ‘경험적 학습 사이클’ 이론이 있습니다. Kolb는 모든 학습활동의 중심으로써 자기성찰적 활동(또는 사고)에 주목하였으며, 그것을 경험적 학습 사이클 이론을 통해 실천적인 4단계로 정리하였습니다. 먼저 구체적인 경험을 하고, 이에 대한 성찰적 관찰(사고)을 하며, 그 결과로써 하나의 추상적 개념화를 이루고, 유사한 경험을 다음에 하게 될 경우 이를 능동적으로 적용하는 실제적 실험의 단계가 이어집니다. 이러한 4단계는 지속적이고 순환적으로 이뤄지면서 행동으로까지 전이될 수 있는 실천적인 지식과 학습으로 발전한다고 하였습니다.
※ 참고문헌: 전환학습이론에 기반한 문화예술 활용 다문화교육(TMECA) 모형 개발 : 교사를 대상으로(남미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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