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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론

발도르프 교육의 12 감각론

by 신박에듀 2020.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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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듀몬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발도르프 교육의 개념과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유아가 경험하는 신체적 감각과 교육환경, 그리고 발도르프 유아교육기관의 자연물을 통한 놀이 문화를 세부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슈타이너의 12 감각론의 정의와 구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1. 발도르프 교육의 12 감각론 정의

 

  슈타이너의 감각론에 따르면 유아는 신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감각기관 이라고 정의합니다. 감각은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부 세계를 경험하는 도구이자 세상을 향한 문으로 해석하며 인간의 감각기관을 12가지로 구분하였습니다. 크게 세 가지로 상위 구분과 이를 다시 네 가지로 하위 세분화 하였습니다. 상위구분으로는 육체감각과 영혼감각, 정신감각으로 구분합니다. 하위 세분화로는 우리 신체와 직접 연결된 감각인 촉각, 생명감각(Lebenssinn, sense of life), 운동감각(Bewegungssinn, sense of movement), 균형감각(Gleichgewichtssinn, sense of balance)이 있으며, 인간의 정서와 외부세계의 관계를 느끼는 감각으로 후각, 미각, 시각, 온도감각(Warmessinn, sense of warmth)이 있습니다. 인간의 정신적 기능과 관련된 감각으로는 청각, 언어감각(Sparchsinn, sense of language), 사고감각(Gedankensinn, thought sense), 자아감각(Ichsinn, ego-sense)으로 세분화 할 수 있습니다(Marielle & Ursula, 1996/2001).

  발도르프 유아 교육의 12감각 중에서 네 가지 하위감각(촉감, 생명감각, 고유운동감각, 균형감각)은 인간의 고유한 신체적 특성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감각으로, 만약 신체적 특성이 제대로 발달되지 못하면 장애현상이 감각과 연관되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유아기는 감각기관의 경험을 통해 대상의 성질을 이해하며 환경 자극에 반응을 하게 됩니다. 개인의 유전적 요인, 건강상태, 교육환경을 포함한 자극 요인 등에 따라 발달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감각 경험과 지각 능력은 인지 발달에 기초가 됩니다.

  이러한 감각 기관 발달의 중요성은 고려되지 못한 디지털 환경 속 다양한 놀이 속에서 유아는 자연환경 속 놀이의 기회를 잃게 되고, 타고난 감각 기관의 능력이 점점 쇠퇴해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아는 슈타이너가 구분한 12가지 감각 중 하위감각인 사지 체계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즉 몸으로 배우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이에 발도르프 유아교육에서는 실내·외의 자유놀이를 제공합니다. 유아가 신체적 감각을 통한 직접적인 경험을 하고 발달할 수 있는 환경과 놀잇감 제공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는 영·유아기 부터 해서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하위감각의 조화로운 발달은 인간의 신체와 영혼발달에 큰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김정임, 2012). 이러한 하위감각을 넘어 중위감각, 상위감각은 하나의 감각기관과 또 다른 감각기관과의 불가분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모든 감각기관은 전체적인 조화 속에서 하나의 구성체를 이루고 있다는 점(Soesman, 2003/2007)은 유아의 감각의 중요성을 재확인 할 수 있습니다.

 

 

 

 

 1) 신체감각(하위감각): 촉각, 생명감각, 고유운동감각, 균형감각

 

  신체감각은 자신의 신체로 직접 체험하여 얻게 되는 느낌입니다. 이는 어떻게 피부로 느끼며, 말하고, 서고, 걷고, 눕는지에 대한 설명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신체감각의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인지하고 행동합니다. 슈타이너는 행동하고자 하는 의지 역시 네 가지 신체감각이 효과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촉각은 인간의 의지와 관련된 감각으로 기초 감각이라고 정의합니다. 신체 전체에 분포하며 피부를 통해 내부와 외부의 영역을 구분하여 체험할 수 있습니다. 촉각을 통해 주변의 환경들을 알아가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강인구, 2009a). 슈타이너는 눈이 사물을 보는 행위를 눈에서 손이 나와 보는 물체를 잡는 것으로 비유하여 설명하였습니다. 촉각을 느끼게 하는 세포들이 분포되어 있는 기관으로서 가장 잘 발달된 곳은 혓바닥이며 기타 손가락, 발가락 등 신체 전반적으로 분포되어 있습니다. 촉각을 느끼게 하는 신경세포는 피부의 표피가 아닌 외피와 내피 사이의 진피에 존재하고 있어 시각적 지각의 도움 없이 물체와 맞닿았을 때 무엇인지 즉각적 으로 인지할 수 없는 것입니다(김은영, 2011).

  영아기에 영아 스스로 손을 입으로 빠는 것을 시작으로 걸음마와 물건을 집고 던지는 시기를 거치게 되는데 이때 사물과의 접촉을 통해 영아는 자신 을 이루고 있는 경계를 인식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계에 대한 인식을 배려하며, 발도르프 유아 교육에서는 촉각을 자극해줄 수 있는 소재인 양모, 면, 나무, 실크, 밀납 등과 같은 천연 소재로 구성된 놀이감을 제공합니다.

  생명감각은 몸의 상태를 점검하고 감지하여 보호하는 기능을 지닙니다. 몸의 체질 몸의 생명활동에 관여하는 생명감각은 몸의 건강 상태를 판단하거나 생리적인 현상을 감지해냅니다. 생명감각은 몸에 통증을 유발해 그 기능을 방해받을 때야 비로소 그 존재를 인식하게 합니다. 우리가 생명체임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생명감각의 역할입니다. 아기는 태어나 본능적으로 배가 고프면 울고, 자신이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울음으로 호소하게 됩니다. 이후 만 4-5세가 되면 고통의 경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생명감각의 발달에 어려움을 보이는 대표적인 예로는 ADHD아동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생명감각이 취약한 아동들을 조기에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 리듬 있는 생활의 제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루의 리듬, 일주일의 리듬, 한 달의 리듬, 일 년의 리듬이 규칙 반복적인 생활을 하도록 하며 즐거움과 만족, 그리고 안정감을 높여 주게 되면 생명감각은 보다 향상될 수 있습니다. 아동의 생명감각이 강하면 강할수록 성인으로 성장해서 타인의 사고를 이해 할 수 있는 관용이 더 높은 수준으로 발달된다고 주장합니다(김은영, 2010).

  운동감각은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수의근을 조절하고 그것을 느끼는 감각을 의미하는데(Soesman, 2003/2007), 근육과 관절의 움직임을 볼수 도 있지만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영역입니다. 운동감각이 발달함에 따라 유아는 서게 되고 걷게 되는 것을 배우게 되며, 스스로 앉을 수 있거나 기어 다니던 아이는 두발로 서고 걷게 되는데, 이러한 활동은 유아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진행되어야 합니다. 만약 너무 일찍 유아에게 직립자세를 강요하거나 보행기에 태우게 된다면 미숙한 관절에 무리를 주게 되고 운동감각의 발달을 저하시킵니다. 운동감각을 발달시키기 위해서 발도르프 교육은 오이트리미를 통해 음악이나 시에 맞춰 자신의 육체와 육체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생명의 힘 사이에서 조화를 경험하도록 합니다.

  균형감각은 특히 유아가 스스로 두발로 서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느끼게 되는 감각으로 이를 통하여 인간은 외부 세계로 나아가 주변 환경과 관계를 맺습니다. 외부 세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작용하는 균형감각은 자아에 대한 의식과 타인에 대한 인식을 동반합니다. 이는 인간은 직립 자세를 통해 개별적인 자아의식을 갖추게 되고, 확장된 자아를 통하여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게 됩니다(Soesman, 2003/2007). 유아가 하는 많은 놀이는 균형감각의 건강한 발달을 촉진시킵니다. 발도르프 어린이집에서 유아들은 평균대 위를 걷고, 줄넘기를 합니다. 또한 선생님의 몸짓, 전래 동요, 계절 노래에 맞추어서 유아들은 제자리 뛰기, 건너뛰기를 하고, 발끝으로 올라가는 일등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아이들의 균형 감각을 훈련하며 발달시키는 역할을 해냅니다.

 

 

 2) 정서감각(중위감각): 후각, 미각, 시각, 시간, 온도감각

 

  네 가지 정서감각은 우리 몸에 있는 감각의 세계를 경험하여 인식하게 되는 것들을 말합니다. 네 가지 정서감각에 의해 육체가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노출이 되며 육체의 성질이 드러나며 호불호라는 것을 인식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네 정서감각의 활동은 감정 및 느낌에 의해 강하게 영향을 받게 됩니다.

  후각은 인간의 호흡과 불가분 관계에 놓여 있으며 자극의 노출이 강요됩니다. 또한 우리 신체에서 후각신경의 전달 경로가 가장 짧아 냄새의 자극은 뇌에 직접 닿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냄새의 자극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반응을 하게 되는 점은 후각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Soesman, 2003/2007). 유아는 후각을 통하여 외부의 세계를 받아들이고 또한 거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며 밀접한 자신과의 관계를 지니게 됩니다(강인구, 2009a). 후각을 통해 우리는 달콤 하거나 새콤함 혹은 상한 음식의 성질을 경험하면서 이러한 사물과 개인적인 관계가 형성 됩니다. 같은 꽃의 향기라도 아주 향기롭게 느끼는 사람과 그 향기를 견디기 힘들어하는 사람의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유아는 자기 주위에 떠도는 강한 냄새에 대단히 민감하며, 주변 환경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면 그 냄새에 반응하며 감각을 열어놓으려 할 것입니다. 반대로 주변 환경에서 끊임없이 좋지 못한 냄새가 난다면 아이는 자신의 감각을 닫아버리거나,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신뢰하며 마음을 여는 능력 또한 발달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미각은 후각의 구조와는 다르게 우리의 의지에 의해 열거나 닫을 수 있는 사적인 공간에 해당됩니다. 맛을 보기 위해서 우리는 신체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입안으로 음식을 넣어야하기 때문에 취사선택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또한 입안에서는 미각과 더불어 촉각, 열감각, 생명감각 등 다른 기관들도 함께 조화하며 작용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는 씹어서 부시고, 침을 통해 용해되어 몸 안에 흡수되는 행위를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독일어 ‘Geschmack’나 영어 ‘taste’는 보다 넓은 의미로 확장되어 기호, 취향의 의미로 함께 사용되는 것을 볼 때 인간의 개별적이고 주관적인 호, 불호의 감정의 영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각은 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감각기관으로 어느 감각 기관보다 피부의 바깥부분에 노출되어 있는 형태를 지닙니다. 눈을 통하여 몸의 다른 모든 감각 기관을 관찰할 수 있으며 인간의 사고는 눈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또한 시각은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을 밖으로 끌어냅니다(Soesman, 2003/2007). 건강한 시각 발달을 돕기 위해 발도르프 어린이집에서는 색을 활용하는 활동들이 많이 있는데 수채화 물감으로 진행되는 습식수채화나 천연 섬유인 비단을 놀이의 재료로 활용합니다.

  열감각은 인간에게 가장 먼저 생긴 감각으로 다른 감각들이 작용하기 위한 기본적으로 필요한 감각입니다. 인간은 열감각을 통해 외부 환경과의 온도차를 인식하게 되고, 이러한 인식은 곧 주변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해 갑니다 (Soesman, 2003/2007). 인간은 자신의 체온을 유지하는 일이 생존과 직결되는 일이며, 이는 인간존재와 세계, 자연과의 적극적인 관계를 위한 행위를 유발하게 됩니다. 또한 온 몸에 분포되어 있는 열 감각은 사물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감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사회적감각(상위감각): 청각, 언어감각, 사고감각, 자아감각

 

  사회적 감각은 말 또는 언어적 사고에 해당되는 정신세계를 인지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정신세계는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게 해줍니다. 청각은 귀를 통해 소 리의 세계와 연결되어 언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사고의 영역을 일깨워 ‘타자’와 ‘나’와의 개체를 체험하게 됩니다. 슈타이너는 사회적 감각을 인지감각으로도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네 가지 감각은 무엇보다 사고(思考)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König, 1986/2003). 그 중에서도 언어감각, 사고감각, 자아감각 세 가지 감각기관은 슈타이너의 사유에서만이 볼 수 있는 독창적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각은 인간의 영혼보다 정신영역에 근접해 있는 감각기관입니다. 청각기관은 피부의 한 표면, 즉 인간이 호흡하고 양분을 섭취하는 영역과 동일한 곳에서 분화하고 형성됩니다. 소리는 진동에 의해 생기지만 우리가 듣는 것은 파동이 아닌 음향으로 우리는 음향을 듣기위해 음파를 의식에서 지우게 됩니다. 언어감각 또는 단어감각이란 언어들 듣는 것, 즉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를 우리가 인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감각은 인간 상호간의 의사소통에 관계하므로 의사소통 감각, 교제 감각 이라고도 합니다. 이에 슈타이너는 음악 듣기와 언어 듣기는 완전히 다른 영역의 세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고감각은 말로 표현한 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인식하는 영역에 관한 것입니다. 언어를 통하여 접한 내용은 우리의 의식에 개념으로 형성됩니다. 사고감각은 생명감각과 대비되는 관계에 있습니다.

  자아감각은 우리가 경험하는 것을 통하여 표현된 말과 사고의 주체가 누구 인지 판단할 수 있는 감각입니다. 자아감각의 발달을 위해서는 우선 대비 관계에 있는 감각인 촉각의 발달을 전제해야합니다. 정신적으로 깨어 있기 위해서 우선 촉각을 통해 육체적인 자아에 대한 의식을 성장시키고 육체적 자아에 대한 경험을 우리의 의식에서 지워나가며 육체적인 자아의식이 정신적인 자아의식으로 고양되어야 합니다. 자아감각의 기능에 장애가 생긴 경우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슈타이너의 12 감각론은 유아 신체 발달의 감각적인 부분을 넘어 감각기관을 통한 자신을 인식하며, 다른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인식을 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12가지로 구성된 감각기관은 전체적인 구성체이며 상호 유기적인 관계 속에 작용하기 때문에 통합적인 고찰을 요구하며, 우리에게 교육적 의미를 넘어 구체적인 실천 영역을 제시해주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7세가 될 때까지 아이는 몸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을 경험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받아들이는 인상에 의해 자기 모습이 조각되어 새겨지듯 형성되어가는 시기이다(Dancy, 1989/2016). 다시 말해 하위감각이 형성되는 시기인 유아기는 발달에 맞는 적절한 환경 조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입니다.

  뉴미디어 시대에 미디어는 놀이의 한 영역이고 이는 유아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유튜브로 대표할 수 있는 요즘의 미디어 환경은 시각적 요소와 청각적 요소 등의 감각적 생생함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재미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미디어 콘텐츠의 확장성으로 유아는 미디어를 모방한 역할놀이나 또래 친구와의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등 사회성을 형성에 작용하게 됩니다(정지용, 2018). 직접적인 감각을 통한 유아기의 경험은 점차 그 자리를 다른 디지털 매체에 내어주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발도르프의 감각을 통한 놀이는 오늘 현대 아이들의 디지털 환경에서 겪는 유아 놀이의 형태와 상치하며 유아의 본질적 놀이에 대한 관점으로 회귀시키고 있습니다.

 

 

※ 참고문헌: 발도르프 유아교육의 놀이문화와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문화 기술지 연구(신선순,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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