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듀몬입니다. 사회적으로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나, 여러 사람의 의견을 청취할 필요가 있을 때 우리는 '공청회'라는 자리를 마련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번 시간에는 공론장 이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공론장 이론의 개념
공론장(public sphere)은 사전적 의미로 간단하게 '근대사회에서 공적 논쟁과 토의의 장'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Habermas는 1961년 저작, 「공론장의 구조변동」을 통하여 공론장에 대한 개념을 제시하고 그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설명하였습니다. 공론장 자체의 의미는 공적 의견, 즉 여론이 생성되고 수정되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이때 공론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객관적인 시각과 함께 합리성, 그리고 서로 토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또 차별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공론장에서는 여론이 형성되며 이것들은 공론장을 이루는 개인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공론장에 참여하는 개인들은 문화, 예술에 관한 토론을 진행하며 동시에 정치적인 토론도 일어납니다. 이때 자유로움과 평등성은 여론이 형성될 기반이 됩니다. 따라서 일반 민중들에게 군림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정치권력과 사회 문화의 관습, 질서에 대한 반성적 성찰, 그리고 비판이 이루어집니다. 그 결과로, Habermas는 공론장에서 계몽주의를 통해 떠올랐던 이성이 제도적으로 구현되었다고 보는 동시에 근대 이성이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적 속성을 발견해내었습니다.
즉, 공론장은 시대적인 변화, 특히 과학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의사소통 자체에 집중해보고자 하는 민주시민을 만들어내는 필요조건의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시대의 흐름에 맞춘 민주시민을 길러내고자 한다면 그 바탕에 역사적으로 공론장의 역할을 했던 자유롭고 편안한 대화의 장이 형성 되어 있어야 합니다.
Habermas는 공론장을 이끄는 ‘개인들’을 공중(public)이라고 개념화하고 사적인 속성과 공적인 속성을 모두 가진 이중적 존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사적 개인으로서의 공중이 의미하는 바는 공중 개인이 모두 자신만의 특수한 사정과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공중은 사사로운 개인으로서 물건을 소유하고,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또 공중은 자신들의 사적 문제를 공동체 모두에게 연관되는 보편적인 원리로서 바꾸어 생각해낼 수 있는 토론능력과 사고능력을 가진 공적 존재입니다. 공론장을 이루고 있는 주체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이성적으로 생각하며 교양을 지닌 개인들이기 때문입니다. 공론장은 정치적 차원으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문예적 차원으로도 기능하므로 공론장을 구 성하는 개인들은 문예적 양식과 더불어 교양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이 공론장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편안한 대화의 장이 형성되어 있어야 했습니다. Habermas는 17세기에 부르주아의 생활공간에 이러한 대화의 장이 형성되면서 공론장의 태동에 도움을 주었다고 보았습니다.
17세기의 영국 주택 구조를 보면 공동 주거공간인 거실의 크기가 줄어들 거나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신 개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될 수 있는 개별 방들이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과거에는 없었던 '살롱'이라는 공간이 새롭게 등장하였습니다. 이 살롱은 이전에 전통적으로 존재하였던 주택의 홀과는 구별됩니다. 홀이 가족 전체 또는 친지 집단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었다면 살롱은 '사적 개인'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개인주의적인 속성이 강했습니다.
Habermas는 부르주아 가족 내에서 개인적 자유와 지적인 욕구가 허용되 었다고 봅니다. 이러한 환경은 편지 쓰기와 같은 새로운 문화를 꽃피웠습니다. 살롱에 참여한 이들은 자립적인 개인으로서 고유한 취향과 문화적 안목을 지닌 존재인 동시에 서로가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문화를 교류하는 집합적인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들은 문화적 공중입니다. 따라서 살롱은 사적인 속성과 공적인 속성을 모두 지닌 공간이었고 문화적 교양을 지닌 개인이 공중으로 변모하는 공간이었습니다.
2. 공론장의 분류
공론장은 개인과 그 개인에게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되면서 시대적 흐름과 함께 태동되었습니다. 이렇게 생성된 공론장을 Habermas는 공중의 속성에 따라 세 개의 큰 구획으로 나누어 분류하였습니다. 그중 하나는 이상적인 공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부르주아 공론장이며 나머지는 각각 인민적 공론장과 규율적 공론장입니다. 부르주아 공론장이 나머지 두 공론장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공론장을 이끄는 ‘주체적인 개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규율적 공론장의 경우는 공론장을 구성하는 개인들 사이에서 실질적인 논쟁, 토론과 같은 의사소통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결국에 그 결과는 정치적으로 권력을 차지한 자의 의도대로 흘러가거나 조작됩니다. 인민적 공론장은 민중이 주도한다는 측면에서 규율적 공론장과 다릅니다. 하지만 인민적 공론장의 민중은 교양이 없는 민중입니다. 따라서 이 두 공론장은 Habermas가 꿈꾸는 이상에 닿지 못한 공론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규율적 공론장과 인민적 공론장 모두 정치권력의 자유주의 지향이 성립할 때 가능한 것이므로 부르주아 공론장과 비슷한 속성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 참고문헌: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에서의 의사소통적 합리성 함양을 위한 토론 수업 연구(황현석,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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