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학적 연구의 개념 및 방법
현상학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시점은 20세기 초 독일의 철학자 Husserl이 ‛논리 연구’에서 자신의 철학을 현상학(Phanomenologie)이라고 명명한 때부터이며, 현상학은 존재의 의미와 의의를 밝혀내는 인간 의식의 본질(Essence)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Husserl에 의해 창시된 현상학은 이후 가다머, 하이데거, 메를로퐁티 등에 의해 발전하였으며, 본질(Wesen)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문입니다. 본질학이라고도 불리는 현상학에서의 본질은 특정 대상이 특정 의미를 가진 대상으로 존재하게 하는 그 무엇, 즉 개별 사물이 다른 사물들과 확실하게 구별 가능한 인식의 근거이고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본질은 인식 주체의 사유와는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나, 그것은 우리의 경험을 초월해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영역에 있습니다.
현상학적 연구는 양적연구에서 밝혀낼 수 없는 인간의 경험이나 행동양태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는 질적연구에서 분석방법으로 종종 사용됩니다. 실증주의적인 방법으로는 사람의 복잡하고 다양한 경험세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없고, 그 경험이 지니는 가치 및 의미 또한 바르게 규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간이 경험하는 경험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상학적 연구 방법이 필요합니다. 현상학적 연구에서 가장 기본은 ‘사물 그 자체로 돌아가라(go to the things themselves)’는 것으로 경험의 본질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상학적 연구에서는 연구자의 선이해와 편견을 괄호 속에 묶어두는 판단 중지의 과정과 반성적 환원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상학적 판단 중지(epoche)란 도출된 모든 지식을 차례대로 검토 후 절대적 정당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모든 지식들을 괄호 치는 것(bracketing)입니다. 반성적 환원의 단계는 자유 변경(Freie variation)이라는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 단계는 본질의 직관에 대한 기초 작업으로서 특정 현상의 수많은 모상을 만들어 낸 후 그 모상들 중에 공통적이고 불변의 속성인 현상학적 잔여를 포착하는 것입니다. 한편 현상학적 연구에서는 경험의 본성을 미리 판단하지 않고 ‘스스로가 그러하다고 보여주는 것’을 단지 ‘스스로 보여주는 대로’, 또 ‘의미를 갖고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기술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참여자의 관점에서 그의 주관적 경험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기술(description)한 후, 그 경험의 의미를 해석(interpretation)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상학적 연구는 현상의 본질을 밝히는 것과 함께 현상이 존재하는 사회문화적 경험세계의 맥락을 더불어 고려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현상학적 연구방법으로는 Giorg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 vanKaam의 현상학적 연구방법, Colaizz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 그리고 vanManen의 현상학적 연구방법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몇몇 학자들에 의해서 고안된 현상학적 연구 방법들은 연구현상의 본질에 집중하고 연구 대상자의 경험세계에서 자료를 수집하며 반성의 과정을 거쳐 발견된 결과에 관해 현상학적 기술을 한다는 측면에서 서로 유사하면서도 분석과정에서는 각기 다른 차이를 보입니다.
지오르기(Giorg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
Giorgi 현상학은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세계에 따른 개별적인 상황적 특성과 공통적 특성을 분리합니다. 상황적 구조 진술단계에서는 각 연구 참여자들이 체험한 현상의 본질, 의미 등을 개인차원에서 기술하고‚ 일반적 구조 진술은 연구 참여자들 개개인이 체험한 현상의 공통적 특성과 의미, 관계 등을 기술하는 단계입니다. 특징적인 것은 Giorgi 현상학의 ‘구조’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유형이 아니라‚ 주요 구성요소가 제거되면 변화되는 것으로, 구조에는 현상에 대한 정의가 포함되며 본질적 주제들의 관계를 의미합니다. 연구자는 원자료(Raw Data)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가진 선입견이 개입되지 않도록 판단에 대한 중지를 해야 하고, 참여자의 경험세계에 근거한 생생한 체험을 통해 곧 연구자 자기 자신이 참여자가 되어 그들의 체험을 편견 없이 수용하고 맥락을 통해 발견되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연구방법입니다.
한편 현상학적 연구에서의 자료 분석 단계는 연구 참여자의 면담내용으로부터 경험의 의미를 서술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연구하고자 하는 현상에 대한 본질적 의미를 도출해 내는 것이 현상학적 분석의 목적이며, 이는 연구 참여자의 경험세계에 대한 구조적인 측면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Giorgi는 연구자가 연구참여자의 경험세계를 이론화하거나 반성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아닌, 드러난 그대로의 현상을 기반으로 연구 참여자의 경험의 의미를 보존한 채 경험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자료분석의 핵심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따른 Giorgi 현상학적 연구 분석 4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Giorgi의 현상학적 연구 분석 4단계
1단계 |
전체적 맥락을 염두에 두고 기술내용 읽기 (Read the description for the sense of the whole) |
연구 참여자가 진술한 전체적 스토리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얻기 위해 참여자가 기술한 내용을 읽고, 결말을 확인한 후 다시 첫 부분으로 돌아가서 여러 번 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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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
기술 내용을 의미단위로 나누기 (Divide the description into meaning units) |
연구 참여자의 언어로 의미의 단위를 만드는 과정이다. 즉 연구자의 의도가 반영되는 과정으로서, 현상학적 환원의 자세로 첫 부분부터 연구 참여자의 기술 내용을 읽어내려 가다가, 의미의 전환이 발생된다고 생각되는 곳에 밑줄을 긋고 표시하는 과정을 거친다. 문장이나 문단의단위에 따른 문법적 표시가 아님을 주의하며 의미 단위를 만들고, 이러한 작업 자체가 갖는 인위성의 문제는 연구자가 만든 의미단위를 타인에게 보여주고 그 객관성을 입증 받음으로써 해결된다. 이러한 의미단위의 도출과정은 이론에 입각한 것이 아닌 순전히 실천적(practical) 과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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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
의미단위를 가장 근접한 학문적 표현으로 변형하기 (Transform meaning units into best disciplinary expression) |
도출된 의미단위를 가장 적합한 학문적 표현으로 변형하는 과정으로, 1, 2단계에서는 발생되지 않았던 원 자료의 적극적 변형이 일어나게 된다. 참여자들의 일상적 언어로 표현되어 있는 기술내용을 연구자가 사용하고자 하는 학문 관련 용어로 전환시킨다. 이 때 의미의 단위 가운데는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단위가 있음을 인식하여야하고, 학문적 용어로의 전환을 위해 자유변경의 방법이 활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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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
전환된 의미단위를 구조로 통합하기 (Synthesize transformed meaning units into structure) |
3단계에서 얻어진 연구 대상자 경험의 본질을 구조적으로 통합하는 작업이다. 자료를 일반적인 내용으로 표현한 뒤 다시 원 자료로 돌아가 구조의 문맥에서 이를 다시 살펴본다.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는 양적방법에서 평균(mean)과 유사하게 ‘경향’을 나타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연구 참여자의 경험을 고려하여 일관성 있는 진술로 통합한다. |
※ 출처: 김하정(2017) 대학생의 외국어 학습 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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