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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론/교육과정

파이너(Pinar)의 재개념화 교육과정

by 신박에듀 2021.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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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듀몬입니다. Pinar는 Habermas의 인식 관심을 받아들여 종래의 교육과정 연구를 세 가지로 나누어 제시한 Macdonald의 분류체계를 보완하고 더 발전시켜 교육과정 연구의 패러다임을 연구자 중심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파이너의 재개념화 교육과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파이너(Pinar)의 재개념화

 

  Pinar의 교육과정 이론은 오늘날 우리가 처하고 있는 사회적, 문화적 현실 속에서 개인이 갖는 경험과 그 의미를 이해하는 일에 초점이 주어집니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교육을 풍미했던 행동주의적이고 기술공학적인 접근에 대한 비판과 함께 새로운 교육과정 연구의 토대를 구축하는 일에 관심을 갖았던 Pinar는 실존주의와 정신분석학에 이론적인 바탕을 두고 학교교육으로 인한 비인간화 현상이나 정신적 황폐 현상에 대해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Pinar는 자신의 모든 학문적 노력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기본적 목표는 인간의 ‘해방(liberation)’이라고 규정하고, 해방을 정치적, 경제적, 심리적 불공정성으로부터 자신과 타인을 자유롭게 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해방은 인간을 추상적으로 이론화하고 표준화해 놓은 관념적 인식으로부터 벗어나서 생동적이고 구체적인 개인의 직접적 경험의 세계를 회복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개념적 추상화는 인간의 삶 자체를 왜곡시킵니다. 어떤 구체적 현상에 대한 이론이 추상화 되고 나면, 그 추상화된 관념은 구체적인 현상보다 더 옳고 정확한 것으로 여겨져서, 결국은 그 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근거로 작용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에 대한 관념적 이론은 구체적인 인간들에게 보편화된 관념을 따르도록 요구함으로써 오히려 인간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과정의 이론에서 교육과정이나 수업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일반적인 ‘원리’를 추구하는 전통주의자들이나, 변인과 변인 상에 상존한다고 믿는 과학적 체제와 ‘법칙’을 찾는 개념-경험주의자들은 구체적인 인간의 직접적 경험을 일정한 추상적 개념의 틀로 파악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경험을 왜곡시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Pinar의 인식론의 초점은 인식주체로서의 개인의 역할에 있습니다. Pinar에게 있어서, 개인은 세계를 주어진 것으로 수동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으며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구성하는 능동적인 주체로 이해됩니다. 즉 개인은 주관적인 경험과 의미를 통해 새로운 지식세계를 창출할 수 있는 주체로 파악됩니다. 우리가 교육과정의 이론가나 실천가로서 행동할 때, 우리는 먼저 자기 자신이 갖는 편견과 가치 그리고 개인적인 행동에 대해 자기비판적으로 성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러한 ‘자기 성찰(self-criticalawareness)’의 과정은 자신의 생활이나 교육경험을 되돌아봄으로써 자기 자신의 진정한 내적 의식의 세계를 알게 하고 나아가 자기를 구속하는 여러 가지 문화적, 사회적 제약들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함으로써 자기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도 진정한 인간의 모습으로 해방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정신적, 실존적 해방입니다.

  이와 같이 Pinar는 집단이나 사회적 의미에서의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인간이 아닌 개별적이고 능동적인 주체로서의 개인에 초점을 두고 교육과정 이론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육과정이나 수업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또는 그럴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이론이 학생들을 정서적, 심리적으로 억압하며, 구체적인 경험을 추상적인 개념의 틀로 파악함으로써 개인의 경험을 왜곡 시킨다고 본 것입니다.

  Pinar에게 교육과정 이론은 학생들에게 이미 주어진, 완성된 지식을 주입하거나 또는 문제해결을 위한 처방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세계를 창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개인으로의 회복을 돕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Pinar는 이러한 비판적인 입장에서 학교 교육의 현상을 실존적, 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한 후 그 결과를 열두 가지의 문제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Pinar는 교육과정 탐구의 대안으로 ‘Currere’를 제시하면서 교육과정 은 그 내용과 탐구 방법에 있어서 Currere로 재개념화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Pinar가 말하는 Currere의 개념을 살펴보는 것은 Pinar의 교 육 과정의 재개념화의 의미를 아는 일이 될 것입니다.

  Currere는 전통적인 교육과정 ‘개발’, 또한 ‘설계’, ‘평가’의 개념에 반대하면서 시작됩니다. 그 누구도 한 개인에게 의미 있는 교육적 경험을 ‘설계’하고 ‘개발’하여 제공할 수는 없고 그 누구도 사소한 경우나 극도로 인위적으로 조작된 상태가 아니라면 ‘실험’을 위하여 인간의 반응을 사전에 예고 할 수 없습니다. Pinar는 과학적 실험을 위한 모든 변인들을 식별하고 통제할 수 있다면 거기서 얻어진 원리나 일반화된 법칙에 따라 교육 과정을 효율적, 효과적으로 ‘설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회의를 갖습니다. Currere는 추상화, 객관화, 일반화를 거부함으로써 전통적인 경험 과학적 방법론과의 결별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Currere는 개인의 생생한 삶(livedexperience)의 경험적 역사를 탐구의 대상으로 삼음으로 이러한 개별적 경험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하여 ‘반성적진보적-분석적-종합적(regressive-progressive-analytic-synthetic)’이라 불리는 독특한 정신분석학적인 방법을 도입합니다. 즉 Currere는 개인의 교육적 경험의 역사가 갖는 숨겨진 측면을 노출하기 위하여 ‘자서전적(autobiographic)’ 방법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Pinar는 제도적이고 형식적인 이론의 구성은 필연적으로 개인의 구체적 경험과 유리된 채 ‘정체된 (arrest)’상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보았습니다.

  Currere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사항은 그것이 근본적으로 교육과정 지식에 관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Currere에 내재된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이러한 자서전적인 성찰을 통하여 가장 가치로운 교육과정 지식을 창출할 수 있다는 데서 찾아집니다. 이렇게 창출된 지식은 전혀 새로운 것으로 그 어떠한 ‘유사 실체화(reified)’된 지식도 거부하며 현상학적 인식론에 토대를 둔 새로운 지식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Currere에서는 교육과정 그 자체가 지식의 주체와 객체 사이의 끊임없는 변증법적 관계로 설명되거나, 때로는 교육적 경험 그 자체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Pinar의 교육과정 연구는 목표를 설정하고, 내용을 설계하고, 결과를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과는 거리가 멉니다. 외부에서 주어진 교육과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독특한 탐구방식을 통해서 교육경험의 본질을 규명하는 과정으로 이론과 실제, 이론가와 실천가가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성찰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가는 활 동 안에서 함께 존재하는 것입니다. 둘의 관계는 일방적이 아니라 끊임없는 상호작용의 관계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Pinar는 교육과정 설계와 목표에 집중되었던 전통적인 연구에서 벗어나 본래의 Currere가 갖는 의미를 인식론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순수이론 으로서의 교육 과정학을 수립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교육과정이 수업을 위해 주어지는 교육과정 또는 교과목이라는 수동적 의미에서 벗어나, 학습자의 주체성을 인정하는 역동적인 진행과정을 부각했습니다. 이같이 주관적 경험을 강조하는 것은 그것이 객관적 경험과 갖는 관계를 조명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모든 삶의 진행과정을 고려하려는 뜻이 됩니다. 그는 교육과정을 계획된 체제로 보지 말고, 삶의 경험에 대한 분석과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탐구로서 사회적 맥락 속에서 느끼며 사색해 가는 일련의 개인적인 과정으로 볼 것을 강조합니다.

  이 같은 인식론에 입각해 Pinar는 기존의 교육과정의 접근방법에 대하여 근본적인 비판을 제기하면서 전통적인 접근과는 달리 교육과정을 다양한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다양한 맥락에서 보고자하는 새로운 경향을 갖는 그룹을 묶어 ‘재 개념 주의자’라 지칭하였습니다.

 

 

※ 참고문헌: 교육과정 재개념화에서의 이론과 실제의 관계탐구(김진호,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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