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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고교학점제

고교학점제: ② 고등학교 선택중심 교육과정

by 신박에듀 2019.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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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선택중심 교육과정

  지난 시간에는 고교학점제의 도입 배경과 고교학점제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고교학점제의 도입 배경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고교학점제의 뿌리는 '학생의 선택권'에 있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큰 골자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인데요! 사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학생의 선택권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교육과정은 아니랍니다.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변천사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7차 교육과정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교육과정에 대한 선택권이 그 간의 교육과정과 비교하여 가장 확대되고 집대성 된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지난 역사는 7차 교육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71230일 교육부 고시 제1997-15호로 고시된 7차 교육과정은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개념을 최초로 도입하여 고등학교 23학년에 학생의 적성, 능력, 진로와 관련하여 정해진 과정을 따로 설정하지 않고, 선택하여 이수한 과목들을 모아서 과정을 만들어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교육과정입니다. 취지만 놓고 본다면 현재의 고교학점제가 지향하는 방향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학교가 학생의 진로 설정을 돕고, 계열성 있는 선택과목에 대한 이수를 위해 필요한 과정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최초 시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교육부, 1997). 이처럼 당시 7차 교육과정의 취지만 놓고 보면 현재 고교학점제의 목적 및 기대효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볼수가 있죠. 하지만 7차 교육과정이 지닌 가장 큰 한계점은 국가나 학교와 같은 중앙에서 정한 과목들 중 일부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매우 제한된 범위 내에서 과목을 선택해야 했다는 점입니다. 지역, 학교, 학생에 따른 교육과정의 차별화·다양화의 실현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2007, 2009 개정 교육과정

  7차 교육과정 이후로는 8차 교육과정을 따로 만들지 않고 수시 개정을 통해 교육과정을 개정하기로 하여, ‘개정 교육과정의 형태로 변천해 왔습니다. 다음으로 2007 개정 교육과정 및 2009 개정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의 자율화·다양화를 내세우면서 선택중심 교육과정 운영 기간을 확대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의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폐지하고, 고교 3년 간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고, 또한, 모든 단위학교에서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하여 교과군, 학년군을 도입하고, 학생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교육과학기술부, 2009). 이렇게 표면적으로는 학생에 의한 선택권이 확대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수 과목, 교과 시수 등에 대한 결정권이 학교에 있었기 때문에 교육과정의 실질적인 선택 주체는 학교였고, 오히려 학생 선택의 폭은 축소되는 모순된 상황이 지속되었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현재 고교학점제의 근간이 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2015년 고시되어 2018년부터 고교 현장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을 타이틀로 내세우며, 고교에서의 진로·진학 연계를 위해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필요한 다양한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일반 선택 및 진로 선택과목을 개설하고, 일반고 학생의 경우 필수적으로 진로 선택과목을 3과목 이상 이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교육부, 2015). 한편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추진하기에 기존의 진로집중과정을 폐지하고, 공통필수과목 7개 교과를 신설하는 등 공통필수 교육과정 위주로 설계되어 진정한 학생의 교과 선택권이 보장받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책적으로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선택과목(일반선택, 진로선택)이 개설(교육부, 2013) 가능하지만, 단위학교에서 진로별 계열, 과정, 교과, 과목 등을 내실있게 준비하지 못하여 학생의 진로별 학습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로드맵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또한 한계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택과목을 확대하는 것 또한, 선택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학생의 진로에 맞는 교육과정을 구체적으로 안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실질적인 의미가 있겠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선택중심 교육과정은 7차 교육과정에서 시작하여 그 역사가 10년이 훌쩍 넘어가지만, 선택형 교육과정의 목적 및 기대효과에 비해 실제 학교현장 적용 가능성에 대한 끊임없는 논의로 현재까지도 수정·보완 중인 상황입니다. ‘고교학점제’ 또한 이러한 교육과정 역사 속의 미봉책으로 남지 않기 위해 사회의 여러 장면들에서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협력적인 문화 속에서 점진적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완전한 자율권을 학생에게 부여하는 제도인 만큼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실용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참고문헌: 이지영 (2018). 고등학교 선택중심 교육과정 연구 동향 분석.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18권 제14, pp. 399-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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