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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론

일탈이론 알아보기: 머튼의 아노미 이론

by 신박에듀 2020.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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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듀몬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거시적 이론, 그중에서도 아노미 이론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뒤르켐의 이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머튼의 아노미 이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머튼 아노미 이론의 등장

 

    뒤르켐의 아노미 개념을 좀 더 구체적으로 현대 산업사회, 특히 미국의 상황에 적용하여 발전시킨 사람이 머튼(Robert K. Merton)입니다. 머튼은 사회·문화적으로 정의된 ‘목표’와 이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 이 두 가지 요소의 관계에 집중했습니다. 한 사회의 문화 구조는 그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거의 같은 목표―경제적 부와 사회적 성공―를 제시하지만, 그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 혹은 방법은 구성원들마다 사회 구조적으로 불평등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목표와 수단 간에 ‘괴리’가 생기게 됩니다.

 

 

 

 

2. 개인의 사회 적응 유형

 

  “지배적인 성공 목표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제도적 절차가 뚜렷이 분리되어 강조되는 문화에서, 각기 다른 사회 구조에 있는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어떻게 행동하게 되는가?”(Merton, 1957: 139) 머튼은 이 질문에 대해 문화적 목표와 제도화된 수단을 수용하는지(+) 거부하는지(-)를 기준으로 개인의 사회 적응 유형을 다섯 가지로 구분해 분석했습니다.

 

< 머튼 - 개인의 사회 적응 유형 >

적응방식

문화적 목표

제도화된 수단

Ⅰ. 동조형 (Conformity)

+

+

Ⅱ. 혁신형 (Innovation)

+

-

Ⅲ. 의례형 (Ritualism)

-

+

Ⅳ. 패배형 (Retreatism)

-

-

Ⅴ. 반역형 (Rebellion)

±

±

※ 출처: 고등학교「사회·문화」교과서의 ‘일탈 이론’ 내용 분석 : 2009 개정「사회·문화」 교과서 중심으로(김은정, 2016)

 

  첫째, 동조형은 안정된 사회에서 가장 일반적이고 널리 확산되어 있는 유형으로 문화적 목표와 제도화된 수단 둘 다 받아들입니다. 이런 유형이 없다면 사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없으므로 어느 사회에서나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따르기를 기대하는 유형입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하여 좋은 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돈을 모으기 위해서 성실하게 벌어서 저축하는 등 사회적 성공이라는 문화적 가치를 위해 성실과 근면이라는 정당한 수단으로 노력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둘째, 혁신형은 문화적 목표는 수용하지만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수단이나 방법을 이용하는 유형입니다. 대부분의 사회적 일탈 행위를 논할 때 가장 흔하게 설명할 수 있는 유형으로, 성적을 높이기 위해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거나 돈을 벌기 위해 절도, 탈세, 횡령 등을 하는 행위를 들 수 있습니다. 머튼의 아노미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의례형으로는 문화적 목표의 실현가능성을 낮게 보고 더 나은 삶에 대한 꿈 없이 그저 주어진 일만 하면서 규범을 지키는 중하위층이나, 형식적 규정에 얽매여 궁극적인 일의 목표는 생각하지 않는 관료들을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사회 규범을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면 보통 일탈 행위로 여겨지지 않지만 문화적 목표를 포기한 채 살아간다는 점에서는 일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째, 패배형은 문화적 목표와 제도적 수단 두 가지 모두를 포기하거나 거부한 유형으로, 현실 도피적 양상을 보입니다. 만성 알코올 중독자, 마약중독자, 은둔자, 부랑아 등이 이 유형에 해당합니다.

  다섯째, 반역형은 기존 사회의 문화적 목표와 제도적 수단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문화적 목표와 제도적 수단으로 대체하려는 적응 양식입니다. 혁명가 혹은 급진적인 사상을 추구하는 사람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즉 머튼에게 아노미란 문화적 목표와 제도적 수단 사이에 괴리가 존재할 때 나타나는 사회적 모순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하게 된 것은 머튼이 1930년대 당시 미국인들이 부와 성공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진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합법적인 수단을 가진데 비해 또 다른 일부는 -인종, 또는 사회 계층을 이유로-그러한 제도적 수단을 가지지 못했거나 기회가 제한되어 있기에 목표 달성을 위해 비합법적인 방법, 즉 혁신형 일탈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머튼은 합법적이고 제도적인 수단을 가지지 못한 하위 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범죄율이 더 높다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항상 타당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머튼의 설명은 하층민의 재산 범죄에는 타당할지 몰라도 폭력 범죄 혹은 무차별 범죄를 설명하기 어려우며, 상류계층의 범죄에도 들어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머튼은 어느 사회나 중요한 문화적 가치나 목표들이 일반적으로 합의를 이루고 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하는데, 현대 다원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가정이 통할지는 다시 생각 해봐야할 문제입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물질적 성공이라는 가치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뒤르켐과 머튼의 아노미 이론을 비교해보면 다소 개념의 차이를 보입니다. 아노미 개념의 범위에 대해서 뒤르켐의 아노미는 전반적인 사회 전체의 무규율 상태를 의미하며 사회 규범의 부재, 불충분, 부적절 상태를 모두 포함합니다. 반면 머튼은 수단 제한으로 인한 사회 규범의 효력 상실 상태에만 주목했다는 점에서 뒤르켐에 비해 상당히 축소된 범위만을 아노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공통적으로 목표와 수단의 괴리가 아노미 발생의 조건이라고 보고 있지만 뒤르켐은 목표-수단의 괴리가 (불황기의) 수단 제한과 (호황기의) 목표 상승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머튼은 수단 제한의 경우만을 고려하고 있습니다(이철, 2008: 221-222). 그리고 뒤르켐은 아노미를 인간의 욕망을 제한하는 사회의 능력이 결여된 상황으로 파악한 반면, 머튼은 사회가 문화를 통해서 인간의 욕망을 부추길 수 있는 능력을 지나치게 발휘할 때 아노미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았다(R. Agnew, 1997; 신동준, 2008: 272)는 점도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참고문헌: 고등학교「사회·문화」교과서의 ‘일탈 이론’ 내용 분석 : 2009 개정「사회·문화」 교과서 중심으로(김은정,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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