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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성취평가제

성취평가제 해외 운영 사례(미국, 영국, 일본)

by 신박에듀 2019.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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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에듀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성취평가제를 운영하는 해외 사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성취평가제는 신뢰도 및 타당도, 학교현장에서의 운영의 문제점, 대입전형에의 연계성 등의 많은 숙제가 남아있는데 해외의 사례를 참고하여 우리나라에 점진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교육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영국, 그리고 일본의 운영 사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성취평가제의 대입전형 활용에 대한 한국사 교사의 인식 연구(이명규 외, 2015)를 재구성하였습니다.

 

 

 

1. 미국

 

  미국의 경우 보통 3학년부터 10학년(고1)에 이르기까지 매년 성취평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성취평가는 학교 학생들 중 뒤쳐진 학생이 없도록 하고(No left behind) 평가 결과 성취도가 낮은 학생은 추가적인 교육을 통하여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하는 교육 철학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성취평가제는 각 학년별 일련의 교과과정에 대한 ‘최소한’의 성취를 평가하는 것으로 지역에 따라 평가 방법과 단계에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표준 이상(above standard), 표준(standard), 표준이하(below standard) 혹은 우수(advanced), 양호(proficient), 다소 양호(partially proficient), 미달(unsatisfactory) 등으로 구분함으로써 각 학생들이 표준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학생의 성취평가 결과 최소한의 학업성취가 이루어졌다고 판단될 때(성취평가제 하에서 정해진 목표의 수준에 도달했을 때) 그 학생의 상위 학년으로의 진급과 졸업이 가능하며, 성취평가의 결과는 진급과 졸업을 결정하는 것일 뿐 대학 입시에는 활용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입시는 오히려 우리나라와 비슷하여 SAT(대학입학시험(우리나라 수학능력시험))와 GPA(평균 학점, 우리나라 내신 성적)를 중심으로 평가합니다. 다만 내신 성적에 해당하는 GPA는 학년별 과목별 성적의 평균으로 각 과목의 성적은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각 대학은 각 고등학교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여 고등학교의 수준에 따라 차등을 두어 입시에 반영하며, 특정 주는 각 고등학교의 성취도에 따라 고등학교에 등급을 부여하고 대학들이 이 등급을 입시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콜로라도(Colorado)주의 경우 어떤 고등학교의 성취평가 평균 점수를 주 내의 모든 고등학교의 평균과 비교하여 8% 이내이면 그 고등학교에 A등급, 9 ~ 33%(25%)에 속하면 B등급, 34 ~ 73%(40%)에 속하면 C등급, 74 ~ 98%(25%)에 속하면 D등급, 99 ~ 100%(2%)에 속하면 F등급을 부여하여 각 고등학교를 등급화하고 있습니다.

 

 

2. 영국

 

  영국의 성취평가는 지역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시행하는 APP(Assessing Pupil’s Progress) 테스트 또는 국가에서 각 학교의 성취도를 평가하는 표준 성취도 검사(Standard Assessment Test)를 보통 교육과정의 주요 단계인 2학년, 6학년, 9학년 11학년에 시행하여 학생들의 성취도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각 학교의 교육 여건 및 교사의 교육 능력 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합니다.

  성취도 평가의 목적은 교사의 교수법과 수업 역량에 따른 각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파악하는 데 있으며 교사의 교수 능력과 학교의 교육 역량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학교와 교사는 각 과목마다 목표를 설정하고 평가 기준에 따라 학생들이 그 목표에 도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평가합니다. 이러한 영국의 성취평가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성취평가 자체로는 대학 입시에 이용되거나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영국은 10학년을 마친 후 2년간(AS-레벨 1년, A2-레벨 1년)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데 대학 입학을 위해 학생들이 준비하는 과목의 수는 학교 혹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2 ~ 4과목입니다. 이 과정동안 각 과목의 평가는 학생들이 제작한 포트폴리오 및 소논문, 수행평가, 감독관이 수업에 직접 참여하여 학생들을 직접 평가하는 방식 등이 있고 우리나라의 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각 과목별 레벨 테스트를 실시합니다. 레벨 테스트는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 법인 형태의 교육 사업체인 ‘자격증 수여 기구’(Awarding Body)에서 교육과정평가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시하고, 과목의 레벨 테스트는 대부분이 에세이나 수행계획서 등 주관식으로 평가하며 객관식은 매우 적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레벨 테스트와 수행평가 자료의 채점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많은 전문 채점관들을 교육한 후 비교적 공정하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성적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평가되며 A ~ E 등급(과목의 자격증 취득 성공)과 U 등급(과목의 자격증 취득 실패)을 받을 수 있고 대학입학지원청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표준점수로 환산하여 대학 측에 통보합니다. AS-레벨과 A2-레벨 시기의 성적이 좋으면 레벨 테스트(대학 입학시험)를 치르지 않고도 대학으로부터 무조건합격(Unconditional Offer)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학은 학생들의 성적에 면접 점수, 학교장 추천 점수, 각종 성취 점수 등을 합산하여 최종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합니다.

 

 

3. 일본

 

  일본 고등학교의 과목 성적도 절대평가에 의해 부여되며 고등학교 성적이 대학 입시에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일본의 입시는 크게 추천입시와 일반 입시가 있는데 추천 입시는 우리나라의 수시와 비슷하며 대학마다 특정 학점(고등학교 평균 성적)을 제시하면 각 고등학교에서는 그 성적에 맞는 학생들을 추천하고 대학은 추천된 학생들에게 면접을 실시한 후 합격시키는 제도입니다. 대학은 고등학교의 수준에 따라 입학 최저학점을 차등적으로 제시하며 일단 고등학교로부터 추천된 학생들은 면접을 통하여 거의 대부분 입학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추천입시를 통해 약 절반의 정원을 확보합니다.

  일반입시는 각 대학별로 입학시험의 날짜와 시험을 결정하여 선발하는 제도인데, 일반입시의 시험은 과목 수와 문제 형식(시험, 소논문, 면접 등) 모두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대학입시센터에서 우리나라의 수능시험과 비슷한 시험을 관장하고 있으며, 센터시험은 주로 국·공립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시험으로 각 국·공립대학들은 주로 센터시험과 각 대학의 본고사 성적으로 신입생을 선별하며, 최근에는 사립학교들도 센터시험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각 대학은 센터시험의 여러 과목 중 대학이 원하는 과목만 선택하여 점수화하므로 학생들은 입학하고자 하는 대학이 원하는 과목만 시험을 치릅니다.

  따라서 일본 또한 우리나라의 입시 제도와 크게 다른 부분이 없고 다만 고등학교 성적을 절대평가에 의해 부여한다는 점과 대학마다 자율적으로 과목 선택 및 본고사를 실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대학은 학생들의 성적에 면접 점수, 학교장 추천 점수, 각종 성취 점수 등을 합산하여 최종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합니다.

 

 

4. 시사점

 

  성취평가제(standard-based test)는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통해 학생 개개인에 대한 효율적인 교육을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학생들의 능력이 ‘최소한’ 어떤 수준에 도달했거나 주어진 상황에서 혹은 주어진 문제에 대하여 기본적인 설명이나 해법을 제시하는 수준에 도달하였는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전체적 평가(holistic grading)는 성취평가의 기본 방향이며 틀린 부분에 대해 감점을 하거나 교과목 각각에 대해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독해(reading), 구두(oral) 혹은 글쓰기(writing) 등을 통하여(경우에 따라서는 객관식도 포함) 학생의 전체적인 수준을 평가를 함으로써 학생들의 성취도를 단계별로 나타내는 것이며, 답의 하나하나가 명확하게 맞거나 틀렸다기보다는 전체적인 상황과 맥락을 평가함으로써 일반 시험이나 성적처럼 정량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성취평가제를 통한 학생들의 학업 이해도 평가는 학생들의 이해도와 수행 능력이 설정된 목표에 도달했는지 아니면 그렇지 못하는지에 대한 평가이며 “표준 이상”, “표준”, “표준 이하” 등으로 결과를 도출합니다. 표준이하에 해당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보충학습 등을 실시하여 모든 학생들이 교과과정에 따른 최소한의 학업 결과를 보이도록 하고,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표준에 이르지 못하는 학생들은 미국의 경우 유급시키거나 졸업장을 수여하지 않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결국 외국에서의 성취평가는 대학 입학 시 성적으로 활용하기보다는 각 학생들의 교과과정에 대한 이해도의 수준을 평가하는 잣대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외국의 경우 대부분 학업 성적은 절대평가로 평가하고 있으며 성취평가제는 별도로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성취평가제와 혼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하는 성취평가제는 학생들의 학교 성적과 관계없는 외국의 성취평가제와는 달리 학생들의 학업 성적을 상대적 평가가 아닌 성취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른 결과를 단계별 수준(A ~ E)으로 구분하며, 이는 성적의 ‘절대평가’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외국의 경우 성취평가제 자체를 대학 입시에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현 성취평가제는 ‘성취도에 따른 절대평가제’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외의 경우 대학 입시에서 활용하고 있는 학생들의 성적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성적과 대학 입학시험의 합산이며 다른 점이라면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성적은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절대평가를 통해 고등학교 성적을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이른바 성적 인플레에 대한 우려는 우리나라 사회의 특성상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 참고문헌: 성취평가제의 대입전형 활용에 대한 한국사 교사의 인식 연구(이명규, 이태수, 성태모, 정대근,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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